2013년 3월 11일 월요일

싸움판에서도 예술은 남겨 놓자

2010년 지방선거 때였다. 과천시장 선거를 앞두고 현직시장을 끌어 내리려는 이들은 재산권이 걸려있는 지역개발 공약을 화두로 시장에게 맹공을 가하고 있었다. 주민들을 상대로 한 선동이 먹히고 있었다. 공개석상에 나타나는 시장을 보기만 하면 종주먹을 들이대며 몰아세우고 있었다. 몇 몇 후보자들은 이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었다. 과천시가 주최한 한 공연이 열릴 무렵이었다. 축사를 하기 위해 시장이 도착했다. 주민들은 그리로 몰려가서 시장을 망신 주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 한 후보자가 주민들을 말리며 나섰다. "오늘 행사는 외부에서 많은 손님이 오시는 잔치입니다. 잔치를 망치지는 마십시다" 하고 말했다. 행사는 무사히 치러졌다. 덕수궁 앞에서 근위병이 펼치는 교대식 행사는 근사하다. 화려한 복장을 하고 국악기에 맞춰 치러지는 행사는 관광객들에게는 꽤 즐거운 볼거리다. 몇 일 전 덕수궁 정문 옆에 시위하던 이들이 차려 놓은 비닐하우스가 방화범에 의해 불타 버리자 서울시가 불로 훼손된 덕수궁을 보수하기 위해서 철거에 나섰다. 농성하던 이들은 철거를 막아 섰다. 뉴스를 보면서 나는 수문장교대식은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예술은 뭐 말라 비틀어진 예술이냐고 들이 댈지 모른다. 하지만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시위나 농성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한 쪽에 예술도 예술대로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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