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4일 월요일

총선 D-8 … 뇌는 찍을 사람 이미 정했다. 투표심리. 호감도가 이성에 우선한다

총선 D-8 … 뇌는 찍을 사람 이미 정했다

지지 후보, 감정으로 판단해 결정…결함 나와도 웬만하면 `용서`

매일경제 160405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6&no=247307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 총선이 다가왔다.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자신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변함이 없다. 지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남은 8일 동안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투표장에서 번호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유는 인간의 '뇌'에 있다.

2004년 미국 에모리대 연구팀은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부시와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를 지지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 각각 15명에게 후보자가 TV 프로그램에서 연설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영상에는 후보자가 자신이 과거에 했던 주장과 반대되는 말을 하는 부분을 편집해서 넣었다. 이때 부시와 케리의 지지자들 뇌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기능적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관찰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모순된 발언을 볼 때, 지지자들 뇌에서는 '안와전두피질'과 '전측대상피질' '후측대상피질'이 활성화했다. 이 부위는 감정 조절과 상대를 용서할 때 활성화하는 부위다. 반대로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모순된 발언을 들을 때는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배외측전전두피질'이 활성화했다. 연구팀은 "유권자들이 정치적 판단을 내릴 때는 이성보다 감정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결국 선거운동을 할 때는 감정적인 부분에 호소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은 뇌 구조도 그에 따라 달라진다. 2011년 4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진보주의자, 보수주의자의 뇌가 다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젊은 성인 남녀 90명을 정치 성향에 따라 나눈 뒤 뇌를 MRI로 촬영한 결과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공포 감정을 다스리는 편도체 오른쪽이 두꺼웠으며 진보 성향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에 반응하는 '전대상피질' 부분이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보,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쉽게 바꿀 수 없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성향에 따른 뇌 구조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행위인 투표는 감성적인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친다. 2005년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첫인상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연구진은 2000년, 2002년, 2004년 미국 의회 선거 당선자와 함께 경합을 벌였던 후보자의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사진만 보여준 뒤 누구를 택할지를 물었는데, 이는 실제 선거 결과와 70%나 일치했다. 불과 '1초' 동안만 사진을 보여줬을 때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왔다. 유권자들은 후보의 당, 공약보다 외모를 보고 지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원호섭 기자 /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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